어떤 사람도 '이봐, 해봤어?'를 외치는 정주영 회장을 꼰대라고 말할 수 없을 겁니다. 평생을 해봄으로써 송곳 하나 꽂을 땅 없는 농사꾼의 아들에서 전 세계 9위 부자까지 되었으니까요.
오늘은 그런 정주영 회장을 14년 간 최측근에서 보좌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봐 해봤어?' 정신을 다시 되새겨 보았습니다.
<이봐, 해봤어?> (박정웅_프리이코노미북스)
1. '이봐 해봤어?' 정신
누구는 정주영 회장을 '옛날에는 유명한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부자가 못 됐을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말한 이유가 조금은 이해는 됩니다. 농사꾼이었던 정주영 회장이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파도를 능숙하게 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니까요.
그러나 반대로 물어보면 어떤 사람이든 조용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당신이 정주영 회장 시대로 돌아가 농사꾼에서 세계 9위 부자까지 올라갈 수 있는가?'
최근 남의 노력에 슬쩍 올라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한 마디로 자신은 진심을 다해 노력해보지도 않았으면서 노력하고 실패한 사람처럼 서글픈 호소를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면서 힐링을 찾습니다. 다치기는커녕 긁히지도 않았는데 웬 힐링이고 마음 챙김이며 우울증인지 모르겠습니다.
이건 제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가끔 블로그 오도독에 글을 쓰거나, 책을 읽을 때 '이게 정말 죽기 전에 후회하지 않을 삶인가'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이런 생각만 하면 힘이 빠집니다. 이럴 때면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노력하는' 정주영 회장의 집념을 떠올립니다.
'평생을 맘 편히 쉬지도,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하고 일만 한 농사꾼의 아들도 참고 견뎌 결국에는 세계를 상대로 현대라는 대기업을 일으켰는데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하며 제 나름의 힐링의 시간을 갖습니다.
이것이 바로 정주영 회장의 힐링 방식입니다.
2. 정주영의 힐링
대통령과 대화할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해보세요. 다른 사람을 만날 때보다 몇 배는 더 신경 쓸 겁니다. 정주영 회장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그런데 정주영 회장은 박정희 대통령과 대화하는 자리에서 앉자마자 잠들어 버립니다. 사흘 밤을 새우며 공사 현장을 진두지휘했기 때문입니다. 잠도 1시간 정도 쪽잠을 자면서 작업복과 작업화를 벗어본 적이 드물다고 합니다.
정주영 회장은 이 생활을 거의 평생 지속했습니다. 대체 정주영 회장은 어떻게 말이 회장이지 일용직 건설 노동자 같은 하루를 매일 살아낼 수 있었을까요? 그건 그만의 힐링 방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주영 회장의 힐링 방식은 '신념으로 돌아가기'였습니다. 즉, 자신이 일을 하는 이유를 되새겼다는 말입니다. 제가 쓰고도 이것이 가능한가 싶습니다. 일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일의 이유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는 돈이요? 돈은 낮은 수준의 이유입니다. 막상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돈 많이 벌어서 뭐하시게요?' 하면 대답이 바로 나오지 않습니다.
해봤자 3대 공통 답안인 '좋은 집, 좋은 차, 가족들과 세계여행' 정도입니다. 이것들을 하면 무엇이 나오는지가 바로 일을 하는 이유인 겁니다. 행복, 소통, 사회적 인정. 이것이 바로 돈을 벌고 싶어서 일을 하는 사람의 진정한 이유인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다 압니다. 노력했다가 포기하고, 다시 노력하는 하루를 무한 반복하고, 그것이 그 사람의 삶이 됩니다.
그러나 정주영 회장은 달랐습니다. 사업의 이유를 '선'으로 잡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무리 더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일이라도 악한 일이라면 단호하게 거부했습니다. 정주영 회장에게 사업이란 돈을 벌려는 목적보다는 선을 실현하는 도구였던 것입니다.
일례로 정주영 회장이 리처드 스나이더 미국 대사를 만났을 때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당시 미국 대사는 한국 기업인들이 알아서 모실 정도의 힘으로 강력한 미국 기업들을 대변하는 역할까지 했습니다. 그런 스나이더 대사가 정주영 회장을 은밀히 만났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자동차 독자개발을 포기하세요. 포기한다면 미국 자동차 회사의 자동차 생산은 앞으로 전부 현대에 맡기겠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현대는 이제 세계 시장에서의 입지가 매우 약해질 뿐만 아니라 개발의 모든 과정이 힘들어질 겁니다.'였습니다.
정주영 회장은 딱 잘라 거절합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 '대사님께서 염려하는 대로 내가 건설사업을 해서 돈을 모두 쏟아붓고 실패한다 해도 나는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밑거름이 되어 우리 후대에 가서라도 한국의 자동차 산업이 성공하는데 필요한 디딤돌을 놓을 수 있는 일이라면 나는 그것으로 보람을 삼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말은 신념으로 돌아가는 것을 힐링으로 삼지 않으면 절대 나올 수 없는 말입니다. 돈을 벌려고 사업하는 사람이라면 스나이더 대사가 제안을 하기도 전에 자신이 먼저 자동차 독자개발을 포기하고 생산만 맡겠다고 달려들었겠지요.
정주영 회장은 이렇듯 위기가 올 때면 언제든 자신의 단단한 신념, '대한민국을 더 낫게 만든다는 선한 일'로 돌아가서 힐링했습니다. 다음 챕터에서는 제가 정주영 회장의 힐링 방법을 적용해 만든 제 힐링 방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3. 이로운의 실전 힐링
1. 신념을 말하고 다닙니다
말에는 힘이 있어 입 밖으로 내는 순간 영향을 줍니다. 말을 가장 먼저 듣는 사람은 자신입니다. 이 점을 충분히 활용합니다. 제 신념은 '책이 사람을, 인생을, 운명을 바꿀 수 있음을 증명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신념을 만드느라 몇 달간 하루 종일 저와 제 신념에 대해 생각했고, 지금은 그것을 블로그 오도독을 통해, 입을 통해 말하고 다닙니다.
하루 종일 글자만 읽느라 뻑뻑해진 눈을 비비다가도 신념만 생각하면 투지가 생깁니다. 그것으로 전 블로그 오도독에 매일 글을 써왔고, 매일 글을 쓸 것입니다. 당신에게도 신념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신념을 생각할 때 드는 감정이 있을 겁니다. 그것을 극대화시키는 방법이 바로 신념을 말하고 다니는 것입니다.
2. 루틴을 만들어 실천합니다
골프의 황제라 불리는 타이거 우즈. 이런 그에게도 슬럼프는 찾아왔었습니다. 그러나 프로는 프로인 법. 슬럼프를 황제의 태도로 이겨내 버립니다. 바로 더 많은 연습을 꾸준히 한 겁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힘들어 죽겠다는 생각이 든다고요? 그런 생각이 들 정도라면 아직은 '진짜' 힘든 정도가 아닙니다. 충분히 더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계라는 상상의 벽에 부딪힌 것일 뿐이죠.
이런 상상의 벽을 깨려면 루틴이 답입니다. 저를 보세요. 블로그 오도독에 매일 글을 씁니다. 좋아서 시작한 일이지만 생각만 해도 짜증이 날 때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하루에 한 편의 글을 쓴다는 루틴을 실천하다 보니 그런 슬럼프는 이미 저 뒤에 제쳐졌던 것입니다.
3. 프로젝트를 만들고 실천합니다
신념은 눈에 안 보입니다. 사람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잘 믿지 못하기 때문에 신념 역시 현실로 이루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신념을 이룬 사람들이 극소수인 위인이 되고, 성인이 되며 정주영 회장 같은 기업가가 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신념만 이룰 수 있다면 아주 보통의 사람도 그런 사람들과 같이 살 수 있다는 겁니다.
그 방법의 첫 단계가 바로 프로젝트입니다. 신념은 프로젝트를 위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블로그 오도독은 제 신념을 이루기 위한 첫 발판입니다. 책이 사람을, 인생을, 운명을 바꿀 수 있음을 제대로 증명하려면 블로그 말고도 다양한 채널들이 필요하겠죠. 저는 이런 채널들을 블로그 오도독에 글을 쓰기 시작한 5월 31일부터 프로젝트 계획을 짜 두었고, 실천해나가고 있습니다.
프로젝트는 눈에 보입니다. 집중했느냐 안 했느냐, 정성이 들어가 있느냐 없느냐가 확실하게 보입니다. 그래서 한 번 한 번에 최선의 노력을 담을 수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성과가 공개되는 프로젝트의 경우에는요.
만약 제가 디지털 일기장에 글을 썼더라면 매일 한 편의 글을 쓰는 것은 한 달도 채 안 되어 포기했을 겁니다. 그러나 블로그 오도독에 글을 쓰니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쓸 수 있었죠! 이것이 바로 프로젝트의 힘입니다.
앞날이 정말 불확실한 이때, 정주영 회장의 통찰력, 실행력의 정신이 필요합니다.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됩니다.
'하는 과정'에서의 시련은 실패가 아니라 성공의 과정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정주영 회장에 대한 다른 글
정주영 회장의 신념은 맹자의 인문학이었습니다. 자신만의 신념은 인문학에서만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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