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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서/현대 인문학

사람사전

by 로운 이 2020.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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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단어에는 사람이 삽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를 똑바로 봐야합니다. 그런데 가장 큰 도움을 줄 듯한 <사람사전>을 읽었습니다. 분명 분류는 에세이지만, 중심에는 '사람' 즉, 인문학이 들어 있기에 특별히 말씀드리려 합니다.

 

<사람사전> (정철_허밍버드)

 


1. 결국, 사람

정철 님은 '사람'을 이렇게 풉니다.

 

모든 생각의 주어. 모든 행동의 목적어. 모든 인생의 서술어. 인생 마지막 날까지 보듬고 가야 할 문장. 사람이 먼저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사람이 사람을 위해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에는 사람이 깃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각자의 시선으로 사람을, 세상을 바라봅니다. 그와 동시에 70억의 다른 경험이 만들어집니다. 이런 경험들을 모으는 사람이 생겨났습니다. 그 사람이 바로 철학자이며 인문학자이며 작가이며 카피라이터이며 독서가입니다.

 

그래서 이들의 한 문장은 다른 사람들의 수백 수천 문장보다 큰 울림을 줄 때가 있습니다. 이들은 비록 간접적이지만 엄청난 경험을 해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변하지 않는 진리 즉, 지혜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한 문장은 세상을 전진시킵니다. 그럼으로써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세상'을 만들어갑니다. 너무 진부하다고요? 사실 엄밀히 따지면 당신이 좀 더 열심히 사는 것도 세상을 진보시키는 셈입니다. 당신만의 경험을 쌓음으로써 결과적으로는 당신뿐만 아니라 당신 주변의 사람들까지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풍요롭게 만드니까요.

 


 

2. 정철 식 단어

정철 님의 표현법에 대해 말씀드리기 전에 정철 님의 단어 다섯 가지를 옮기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바꾸면 되는구나' 하면서 읽되 생각하면서 읽으시기 바랍니다. 글자이기 이전에 이건 정철 님만의 세상 표현법이고, 이 단어로 인해 우리는 다른 세상을 볼 수 있으니까요.

 

노안

신의 마지막 배려. 신은 인간에게 늙음을 주고 이를 이겨내는 방법으로 노안을 줬다. 눈을 늙게 해 자신이 늙었음을 보지 못하게 했다. 

 

거짓 눈물은 있지만 거짓 땀은 없다. 땀은 진심이 흘린다.

 

레이디퍼스트

여성에 대한 존중과 배려. 그러나 우리 현실은 여전히 레이디퍼스트와 거리가 멀다. Ladies & Gentemen. 우리는 이 말을 어떻게 번역해 사용하는가.

 

치과

아. 이 한마디로 입을 벌리면 치료가 끝날 때까지 혀를 움직일 수 없는 곳. 입을 여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 자세인지, 입을 다무는 것이 얼마나 편한 자세인지 확실히 배우고 수강료 조금 내고 나온다. 

 

학생증

주민등록증 또는 운전면허증 또는 여권

 


 

 

3. 정철 식 단어 표현법

솔직히 부러워 죽을 뻔 했습니다. 모든 글의 본질은 상대로 하여금 다음 문장을 기대하게 만드는 겁니다. 그리고 이 본질에 가장 가까운 것이 카피입니다. 그리고 정철 님은 제가 본 카피라이터 분들 중 가장 카피를 잘 쓰시는 분입니다. 1234개의 단어가 1234의 카피니까요.

 

그래서 단어만 읽고 지나치는 것이 아닌, 정철 님만의 노하우를 뽑아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어찌저찌 정철 님의 기가막힌 카피 작성 노하우를 3가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1. 반대로 생각한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지폐를 좋지 못한 곳에 쓰면 그건 폐지다'나 '계단은 단계단계 올라가는 것' 처럼요. 응용해서 만들어보았습니다. '어쩌면 내 충고가 남에겐 고충이 될 수도'라고요.

 

반대로 봅시다. 이 생각을 하고 나서 세상이 달라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똑같은 자리에 놓여 있던 물건들이, 기분들이 새롭게 바뀌어 저를 향해 날아왔습니다. 

 

이렇게 되면 콘텐츠가 새로워집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새로워집니다. 사람들이 절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집니다. 재미없는 인간에서 톡톡 튀는, 그러나 뼈를 때리는 한 마디를 하는 재밌는 사람으로요.

 

2. 내 생각을 담는다

악어는 분명히 동물입니다. 그러나 정철 님에게 악어는 이런 겁니다. '사나운 말, 날카로운 말, 공격적인 말이 악어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나쁜 말은 모두 악어다. 악어의 제 1반대말은 복어. 칭찬하는 말. 제 2반대말은 연어. 부드러운 말. 제 3반대말은 청어. 상쾌한 말.'

 

평생 글만 써서, 글로만 밥을 먹는 작가조차 서두쓰기는 어렵습니다. 이 서두쓰기의 정석 중 하나가 단어 뜻 풀기죠. 다만 너무 뻔합니다. 그러나 내 생각이 담긴 단어라면요? 글이 풍성해집니다. 글이 재밌어집니다. 글의 소재가 무한대로 늘어납니다. 

 

바로 위 문장에서 '글'을 '말'로 바꿔봅시다. 그 다음엔 '인생'으로 바꿔봅시다. 그 모습이 저와 당신의 모습이 되길 바랍니다.

 

3. 연결해서 쓴다

분명 안심과 안전과 안정은 비슷하지만 분명히 다릅니다. 그러나 이 세 단어를 연결하면 울림을 주는 한 단어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안심 : 엄마가 있다는 것.

안전 : 엄마가 있다는 것.

안정 : 엄마가 있다는 것.

 

그렇습니다. 정철 님에게 안심, 안전, 안정은 엄마가 있는 겁니다. '엄마가 있어야 한다'를 이렇게 색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겁니다. 조잡하다고 느껴지신다면 종이에 직접 써보시고 다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저도 그렇게 이 단어들에서 색다름을 느꼈습니다.

 

 

당신이 말을 하고, 글을 쓰거나 둘 중 하나라도 하신다면

 

<사람사전>을 꼭 두고두고 읽으시고, 제가 말씀드린 세 가지 방법을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읽고 사용하는 즉시 인풋과 아웃풋이 풍요로워지는 것이 느껴질 겁니다. 


 

모든 단어에는 인문학이 들어 있다는 것을 실감나게 느끼실 수 있을 책입니다.

 

조승연의 이야기 인문학

인문학이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책이 있습니다.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라틴어, 아랍어, 중국어에 능통한 언어 능력자이며, 강사, 유튜버, 작가로 사는 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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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용어 역시 결국 인문학입니다. 

 

비즈니스 인문학

요즘 인문학이 떴습니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인문학을 배우고 싶어할까요? 인문학을 알면 경제, 비즈니스, 경영을 더 잘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경제와 비즈니스, 경영에 대해 더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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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카피는 인문학 습관으로 만들어집니다. 

 

인문학 습관

인문학을 배우고는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이 전혀 안 잡히신다고요? 저 역시 인문학을 어떻게 배워야 할지 지금도 확실히 알진 못합니다. 그래도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는 많이 발전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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