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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서/고전 인문학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by 로운 이 2020.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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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의 인생 교훈 지침 글입니다. 조선 후기 뛰어난 문인이자 실학자, 저술가, 시인, 철학자, 과학자에 공학자였기까지 한 분이 쓰신 책이니 믿고 고른 책입니다.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_정약용_창비>

 

 

정약용은 독서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귀양길에서 안부를 전하는 1장 다음부터 바로 독서의 중요성과 독서방법에 대해 썼습니다. 

오늘은 제2장 '참다운 공부길'을 소개합니다. 

오직 독서만이 살아나갈 길이다

다만 파손되거나 찢어진 것을 어루만지고 다듬어 완전하게 만들어야만 바야흐로 그 공덕을 찬탄할 수 있듯이, 죽을병에 걸린 사람을 치료해서 살려야 훌륭한 의원이라고 부르고 위태로운 성을 구해내야 이름난 장수라 일컫는다. 누대에 걸친 명문가 고관들의 자제처럼 좋은 옷과 멋진 관을 쓰고 다니며 집안 이름을 떨치는 것은 못난 자제라도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더욱 잘 처신하여 본래보다 훌륭하게 된다면 이것이야말로 기특하고 좋은 일이 아니겠느냐? 폐족으로서 잘 처신하는 방법은 오직 독서하는 것 한 가지밖에 없다. 

독서라는 것은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깨끗한 일일 뿐만 아니라, 호사스러운 집안 자제들에게만 그 맛을 알도록 하는 것도 아니고 또 촌구석 수재들이 그 심오함을 넘겨다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36쪽)

 

정약용은 본래보다 훌륭하게 되는 길로 독서를 말합니다. 이름난 문관에게 받는 수업이 아닙니다. 그냥 '독서'입니다. 아무리 명강사가 수업을 한다 한들, 수업을 듣고 나서 생각하는 사람은 적습니다. 일단 기억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책은 멍 때리면서 읽지 못합니다. 물론 '볼 수'는 있습니다. 마치 그림 보듯이 말입니다. 그냥 활자를 감상하는 행동이 책을 '읽은' 것이 아닙니다.

책을 읽으려면 생각하는 시간이 필수적이에요. 그 생각이 자신을 성장시키는데 필수라는 것을 아는 정약용이기에 그렇게 독서를 중요시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세상에서 가장 싼 물건이 책입니다. 가격 대비 가치로 생각해 보았을 때 말이지요. 책에는 저자의 생각, 그러니까 뇌 구조가 담겨있습니다. 책을 제대로 읽으면 그 저자의 뇌 구조가 내 뇌에 붙여지게 됩니다. 2만 원도 안 되는 적은 가격으로 한 사람의 생각 전부를 가져올 수 있다니 싸도 너무 싼 것 아닙니까?

 

독서의 중요성 다음에는 독서법이 나옵니다. 

 

정약용의 독서법

1. 근본 세우기

 

독서를 하려면 반드시 먼저 근본을 확립해야 한다. 근본이란 무엇을 일컬음인가. 학문에 뜻을 두지 않으면 독서를 할 수 없으며, 학문에 뜻을 둔다고 했을 때는 반드시 먼저 근본을 확립해야 한다.

근본이 확립되고 나면 학문은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들고 넉넉해진다. 학문이 이미 몸에 배어 들고 넉넉해지면 특별히 순서에 따른 독서의 단계를 강구하지 않아도 괜찮다. (39쪽)

 

근본이란 인식의 틀, 즉 가치관입니다. 철학이라고 바꿀 수도 있겠죠. 남의 생각이 아닌 내 생각을 먼저 확립하고 책을 읽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나의 뚜렷한 생각 없이 책을 읽다 보면 비판적 사고를 할 수가 없어요. 한 마디로 줏대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실용서 우선으로 읽기

 

모름지기 실용의 학문, 즉 실학에 마음을 두고 옛사람들이 나라를 다스리고 세상을 구했던 글들을 즐겨 읽도록 해야 한다.  (41쪽)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책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연 '실용'일 것입니다. 실용 지식으로 살아남고 나서야 비로소 시나 소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필요와 관심을 구분해야 합니다. 물론 관심도 좋지만 필요를 충족하지 않은 채 관심만 쫓아간다면 배고플 거예요. 그것도 아주 많이요. 

 

역시 당대의 실학자답게 글이 명쾌합니다. 내용은 더 명쾌합니다. 독서법도 깔끔하게 두 가지뿐입니다. 근본과 실용으로 말이죠.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읽으면서 제 독서의 목적을 다시 한번 떠올려 봅니다. 

 

제가 책을 읽는 이유는 책이 사람을, 인생을, 운명을 바꿀 수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연 인문고전과 실용서가 필수입니다. 

 

 

독서에는 목적이 필요합니다. 

 

제 목적은 책이 사람을, 인생을, 운명을 바꿀 수 있음을 증명하기 위함입니다. 

 

당신이 책을 읽는 목적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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