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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서/고전 인문학

수상록, 인생에 대한 모든 것

by 로운 이 2020.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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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편히 사는 법을 알아내라는 과제가 주어진다면 몽테뉴와 함께 그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철학에 전혀 관심 없어도 한 번쯤을 들어봤을 사람, '신은 죽었다'고도 말한 사람, 바로 니체의 말입니다.

오늘 소개할 <수상록>은 르네상스 이후 가장 유명한 서양 고전이자, 셰익스피어, 니체, 루소, 앙드레 지드, 데카르트, 파스칼, 로크, 바이런, 에머슨 등 세기의 위대한 지성인들로부터 극찬을 받은 책입니다. 

 

이런 사람들조차 몽테뉴의 철학에 대해 가볍게 논하지 못하였는데, 제가 논하여도 될지 고민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글을 쓰는 것은, 제가 이해한 만큼에 대해서 당신에게 말씀드리고자 함입니다. 

 

<수상록> (미셸 드 몽테뉴_메이트 북스)

 


수상록은 어떤 책인가

<수상록>은 프랑스의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사상가이자, 철학가, 문학가인 몽테뉴의 사색 모음집입니다. 인간 심리, 슬픔, 분노, 절도, 경험, 질병, 교만 등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며 마주칠, 그야말로 모든 것에 대한 기록입니다.

 

"어떻게 혼란스러운 세상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 자신으로 살 것인가?"

 

<수상록>에 담긴 몽테뉴의 인생철학입니다. 몽테뉴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자기 자신으로 사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선을 지키면서 자아를 실현하는 방법에 대해 다뤘습니다. 

 

<수상록>이 나온 지 440년이란 세월이 흐른 지금, 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읽어도 깊은 울림을 줄만큼 문장 하나하나에 깃든 몽테뉴의 철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철학은 죽는 법을 배우는 학문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몽테뉴의 철학은 '어떻게 나답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입니다.

몽테뉴는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반대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철학은 사색을 통해 우리 영혼을 끌어내어 분주하게 만들며, 또 세상의 모든 지혜와 사색이 결국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것으로 귀결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진실로 농담이 아니라면, 이성은 오직 우리의 만족만을 목표로 하며 그 모든 노력은 결국 편안하게 사는 길을 찾아내는 것이다. 세상의 의견은 쾌락이 우리의 목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그렇지 않다면 처음부터 이를 멀리해야 한다.  (48쪽)

 

사실 우리는 '살아 있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당연한 진리를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 까닭입니다. 또 죽음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두렵기 때문입니다. 

 

만약 자신이 죽을 때와 죽는 이유를 알고 있다면 차분히 죽을 준비를 할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기에 죽을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야 우왕좌왕하고 이뤄놓은 것 없이 죽어버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몽테뉴는 세상의 어떠한 것보다 자주 죽음에 대해 생각하라고 조언합니다. 

메멘토 모리

'메멘토 모리'는 "네가 죽을 것을 기억하라"를 뜻하는 라틴어 낱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메멘토 모리'하면 해골이 그려진 바니타스 정물화를 떠올립니다. 참고로 바니타스 정물화는 그림 속 모든 사물마다 교훈이 담긴 그림입니다. 

 

 

 

 

두개골이 턱뼈와 분리되어 있는 것은 인체는 소멸될 수밖에 없음을 뜻합니다. 또 두개골 위의 파리는 부패와 욕망, 그리고 유혹의 상징으로 평생 죄에서 빠져나갈 수 없는 인간의 모습을 표현한 것입니다.

또 왼쪽의 타다만 양초는 예기치 못하게 빨리 찾아온 죽음을 뜻합니다. 오른쪽 종이에는 고대 로마의 에피쿠로스학파 루크레티우스의 “모든 것이 죽음과 더불어 썩어지고, 죽음은 사물의 마지막 경계선이다”라는 말이 쓰여있습니다. 

 

어디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사람은 자신의 생명이 유한함을 인지하지 못하고, 무한한 것처럼 산다." 그때는 그러려니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 말이 정말 진리에 가장 가까운 말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몽테뉴의 조언대로 매일 죽음을 생각한다면, 몸을 나쁘게 하는 온갖 행동들을 하지 않고, 그 1분 1초를 대충 흘려보내지 않을 것입니다.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숙연해지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따금 이런 생각을 합니다. 

 

'지금 이 행동이 내 삶의 최선의 선택인가?'

 

몽테뉴는 이렇게 말합니다.

 

죽음을 괴상하게 여기지 말자. 그 어떤 것도 죽음보다 더 자주 생각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 매 순간 죽음이 다가오는 다양한 순간을 상상해보자. 진수성찬이 있는 유쾌한 자리에서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처지를 기억함으로써 즐거움에 너무 빠지지 않도록 하자.

그리고 우리가 유쾌할 때에도 죽음이 기회를 노리고 있으며, 갖가지 모습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을 이따금 생각해보자.  (51쪽)

 

 

죽음은 가장 멀리 있는 것 같지만, 가장 가까이 해야 할 존재입니다. 

 

죽음이 철학의 출발점이며, 도착점입니다.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만이 자신의 단 한 번 뿐인 인생을

후회없이, 가장 가치 있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죽음을 인정하셨다면, 인생이 달리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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