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경제학의 창시자이자 경제활동에서의 비이성적 인간 행동의 비밀을 밝혀내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탈러의 책을 읽었습니다. 그가 쓴 <넛지> 등 다른 책들도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었죠.
저자 소개가 평소보다 길었습니다만, 이 분은 소개가 길어도 되는 분입니다. 경제학으로 설명이 안 되는 인간의 비이성적 행동을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서 설명하셨으니까요!
오늘은 리처드 탈러가 '행동경제학의 모든 것을 담았다'라고 한 책을 소개합니다.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 (리처드 탈러_리더스북)
책 안에는 다양한 행동경제학 트릭과 실수들이 담겨있습니다. 그중 가장 위험하고 하기 쉬운 실수인 사후 판단 편향을 소개할게요.
거봐, 그렇게 될 줄 알았어!
실제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아프리카계 상원위원인 버락 오바마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큰 지지를 얻고 있던 힐러리 클린턴을 물리쳤을 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될 줄 알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 그들은 그렇지 않았다. 잘못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57쪽)
사후판단 편향은 '거봐, 그렇게 될 줄 알았어!'라는 문장으로 설명됩니다. 주변에 이런 사람이 한 명쯤은 있기 마련입니다.일이 끝난 다음에 '내가 뭐랬어~ 내 말 맞지?' 하는 거예요.
그 사람은 한 가지를 놓쳤습니다. 방금의 예측 아닌 예측이 맞아떨어지기 전까지 수십 번 잘못된 예측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럴 때는 말없이 조용히 있었다는 걸요.
생활 속에서는 그냥 재수 없는 사람이라는 소리 몇 번 들으면 됩니다. 그런데 리처드 탈러는 사후 판단 편향이 '경영과 관련해 엄청나게 중요하다'라고 말합니다.
경제 활동과 사후판단 편향
CEO들이 직면하는 가장 힘든 문제들 중 하나는, 예상 수익이 충분히 높을 때 위험해 보이는 프로젝트에 과감하게 뛰어들어야 한다는 확신을 관리자들에게 심어주는 것이다.
CEO들로 하여금 실패의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미리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사후 판단 편향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
이런 편향을 더욱 치명적인 것으로 만드는 요인은, 우리 모두 다른 사람에게서는 그런 편향을 쉽게 인식하지만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그러지 못한다는 것이다. (58쪽)
리처드 탈러는 CEO같은 결정권자들이 사후 판단 편향에 특히 빠지기 쉽다고 말합니다. 이건 누구나 해당됩니다. 결정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든지요.
대부분의 상황에서 결정권자는 그 자리에서 가장 큰 영향력과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변에서 결정에 도움될 만한 말을 해주는 경우가 뜸합니다. 게다가 그런 조언을 해준다한들 들을까요? 결정권이라는 특권을 만끽하기 위해 그런 말은 귓등으로 흘려버리죠.
이런 상황을 메타인지가 없어서 벌어진 일이라고 합니다. 제 주장이 아닌 메타인지 분야 세계적 권위자이신 리사 손 교수님의 말씀입니다. 그분의 책인 <메타인지 학습법>을 소개한 글 링크를 밑에 놓아두겠습니다. 꼭 같이 읽으시면 좋겠습니다.
사후 판단 편향을 고치지 않으면
대체 왜 사후 판단 편향이 경제와 생활에서 위험한 부분이 된 것일까요?
먼저 사후판단 편향은 남의 조언을 듣지 않게 만들어 버립니다. '내 예측이 맞을 거니까 너의 생각은 필요 없어'식 생각을 집어넣어버립니다.
그리고 자신이 실수한지도 모르게 만들어 버립니다. 사후 판단 편향의 특징 중 하나가 '다른 사람에게서는 그런 편향을 쉽게 인식하지만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그러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남의 눈에 있는 티끌을 지적하면서 자신 눈에 있는 들보를 보지 못하는 셈이죠. 남에게는 엄격하고,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이런 상황까지 가버린 경우, 그 사람은 사회에서나 가정에서 재수 없고, 싹수없고, 자신밖에 모르는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어떻게 이렇게 자세히 아냐고요? 저 역시 사후 판단 편향 환자였거든요.
지금도 남에게는 엄격하고, 제게는 한없이 관대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정신 차리자'라는 말을 되뇌죠.
이 병은 남이 치료해줄 수 없습니다. 오직 자신만이 치료할 수 있습니다.
사후 판단 편향을 고치려면 최대한 객관적인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객관적인 사람이 되려면 다양한 주변 사람의 말을 경청해야 합니다. 경청은 존중에서 나옵니다.
진리는 진부합니다.
남에게 대접받고 싶은 만큼 대접해주면 됩니다.
'황금률'을 실천하는 것이 사후 판단 편향을 고치는 유일한 길입니다.
메타인지 분야 세계적 권위자이신 리사 손 교수님의 책입니다.
1만 시간의 법칙을 창시한 안데르스 에릭슨도 사후 판단 편향을 학습과 관련 지어 설명합니다.
사후판단 편향은 안 해보고 예측만 하기 때문에 생깁니다. 직접 해보는 것이 오해와 고정관념을 깨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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