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가져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잠자며 꾸는 꿈 말고, 미래를 상상한 것 말이에요. 아마 유치원에서, 초등학교에서, 중학교에서 많이 가져보셨을 거예요.
그럼 질문을 하나 더 드리겠습니다. 그때 가졌던 꿈을 이루셨나요?
어떠신가요? 다 '네'라면 이 글을 읽을 필요가 없으십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꿈을 가져봤으나 이루지 못한 저를 비롯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니까요.
<김미경의 드림 온> (김미경_쌤 앤 파커스)
차라리 꿈을 버려라
차례 제목입니다. 꿈을 가져라고 외쳐야 할 자기 계발 강사의 책에서 이게 대체 무슨 말이나고요?
우리가 꿈을 수없이 가져봤음에도 이루지 못한 건 아예 실천할 엄두가 안 났거나 이 길이 아닌 듯하여 포기한 까닭입니다. 왜 그렇게 됐을까요? 꿈이라는 것을 일정 크기 이상이 여야지만 꿈으로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꿈을 비싸게만 본 까닭입니다.
똑같은 꿈인데 어떤 꿈은 용꿈, 어떤 꿈은 지렁이 꿈 취급을 받는다. 인간의 가장 내밀하고 독립적인 영역인 꿈마저 이제는 계급을 나누는 기준이 돼버렸다. 나와 너를 비교하는 수단, 경쟁을 부추기는 도구로 은밀히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역사상 가장 다양한 꿈이 흥청망청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꿈에 대해 가장 지독한 소외감을 느끼게 됐다. (19쪽)
흔히들 요즘은 이런 편견이 많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런가요? 제게는 아니더라고요. 2005년생, 16살인 전 이 경험이 생생합니다. 제 유치원 때 꿈은 택시기사였습니다. 유치원에서는 꿈을 그림으로 그려보라거나, 꿈 이야기를 발표시킵니다. 그때의 저는 당당하게 택시기사를 그림으로 그렸고, 택시기사가 된 제 이야기를 발표했습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엄마에게도 꿈이 택시기사라고 했습니다. 하고 많은 꿈 중 왜 택시기사였나고요? 일에 대한 대가가 바로 나오고, 그것도 현금으로 (그때는 다들 카드가 아니라 현금을 썼던 것 같습니다) 받았으니까요. 게다가 택시가 직장이라 어디든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다고 여겼으니까요.
제 꿈 이야기를 주변에 말하고 다니자 곧바로 '어휴... 다른 멋진 직업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니?'같은 압박이 들어왔습니다.
꿈을 바꾸라는 무언의 압박에 전 꿈을 검사로 정하게 됩니다. 딱히 검사가 좋은 건 아니고, 그냥 이 직업을 꿈으로 말하면 편해질 것 같아서였어요.
김미경 님은 저와 같은 상황일 독자들을 위해 한 마디 해주십니다.
당신이 가진 '꿈의 개념'부터 의심해보라. 그리고 지금까지 당신이 꿈이라고 믿어왔던 그것이 진짜 꿈인지, 남의 꿈을 당신의 꿈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20쪽)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생각해보니 이 말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좋은 중학교, 좋은 고등학교, 좋은 대학교 나와서 원하는 꿈을 가졌을 아는 분도 결국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더군요.
별로 끌리지도 않는데 다른 게 할 게 없으니까 하는 게 꿈인가요? 내 꿈을 하기엔 갈 길이 멀다 싶으니 접고 남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게 꿈인가요? 이런 꿈이라면 차라리 꿈을 버리는 게 낫습니다. 하지만 김미경 강사님은 처음부터 가슴이 뜨거운 꿈을 발견하길 바라서도 안 된다고 하십니다.
처음부터 가슴 뛰는 꿈은 없다
언젠가 내게 꼭 맞는 꿈이 내게 오길 바라고 있어 봤자 아무것도 오지 않습니다. 굳이 오는 걸 찾자면 버린 시간에 대한 후회뿐이겠네요.
우리 주변에는 이런 꿈의 로맨티시스트들이 넘친다. 그러나 이들은 엄청난 착각에 빠져 있다. 드라마 속에는 밭에 차일 정도로 넘치는 왕자님들이 현실에서는 멸종한 것처럼 말이다. 그런 꿈은 애초에 지구 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가슴 뛰는 일을 찾아라, '. '미칠 수 있는 일을 해라.' 같은 그럴듯한 자기 계발 구호에 속아 넘어가서는 안 된다. (37쪽)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보면 어이없을 정도로 우연한 기회에 그 분야의 그 직업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우연한 기회는 아르바이트, 인턴이 주를 이룹니다. 그것도 꽤 오랜 시간을 말이죠. 이상하지 않나요?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그들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게 한 그 직업을 선택할 때 첫눈에 반한 게 아니라고 하다니요.
성공한 사람들은 오래 하다 보니 잘하게 됐고, 잘하게 되니 재미가 붙은 거예요. 일을 보자마자 '이거다! 내가 수십 억의 확률을 뚫고 세상에 나온 이유가 이걸 하기 위해서다!' 식으로 꽂힌 게 아니고요.
다만 가슴이 뛸 때까지 일하는 것이다
처음 스키 탈 때를 생각해보세요. 김미경 강사님은 처음에는 온몸이 뻐근하지만, 계속 타다 보면 어느 순간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 새벽에도 스키장으로 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고 합니다.
저는 스키 안 타봐서 모릅니다. 자전거는 탈 줄 압니다. 자전거를 처음 탔을 때는 안 가고, 계속 넘어지니까 그 나이에는 심한 욕이라고 생각되는 단어를 속으로 했습니다. 그런데 계속 타고, 계속 넘어지다 보니 어느 순간 재밌더라고요.
꿈도 마찬가집니다. 꿈을 이루려면 열정이 필요하고, 열정은 성실함을 먹고 자랍니다.
'지금은 괜찮은 꿈을 못 만나 이렇게 대충 살지만 가슴 뛰게 하는 꿈만 만나면 제대로 성실하게 일해보리라.' 하는 말은 허풍 중의 허풍, 전형적인 사기다. 가슴 뛰는 꿈이 열정과 성실함을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성실함이 열정을 만들어내고 그 열정이 쌓여 가슴을 뛰게 만드는 것이다. 이 세상에 꿈같은 일은 없다. 다만 평범한 일을 나만의 특별한 꿈으로 만들 뿐이다. 가슴을 뛰게 하는 일도 없다. 다만 가슴이 뛸 때까지 일하는 것이다. (42쪽)
내 꿈은 누구도 같잖다고 할 수 없습니다. 내 꿈은 온전히 내 겁니다. 그 어느 누구도 건들 수 없어요.
하지만 꿈이 온전히 자신의 것이기에 책임도 온전히 자신의 겁니다. 그 어느 누구도 건들 수 없어요.
꿈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겁니다.
공부해야지만 꿈이 또렷해지면서도, 공부를 많이 할수록 꿈 결정이 어려워집니다.
허나, 그게 인생입니다.
2005년생이 '인생'거리니까 같잖아 보이신가요?
이 같잖은 해답을 당신은 스스로의 힘으로 찾아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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