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번 연속해서 보는 책이 있습니다. 책 제목은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에요. ‘경영’으로 분류된 책이긴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왜’하는지 모르며 사는 저를 포함한 대다수 사람들에게 꼭 필요하기 때문에 추천합니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_사이먼 사이넥_타임비즈>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는 아주 단순한 그림 한 개로 요약됩니다. 저자인 사이먼 사이넥은 이 그림을 ‘골든 서클’이라고 이름 붙였어요.
가운데에 있는 ‘왜’는 나 (기업)와 내 신념과 목적을 뜻해요. 중간에 있는 ‘어떻게’는 ‘왜’, 즉 내 신념을 실천하기 위한 행동을 말합니다. 가장자리에 있는 ‘무엇을’은 존재 이유와 신념을 실천하고 난 결과 (제품, 서비스)입니다.
왜 ‘왜’가 중요한 것일까요?
아이히만 아시지요? 그는 600만 명의 유대인들을 아우슈비츠 가스실로 수송한 사람입니다. 독일이 전쟁에 패하자 아이히만은 아르헨티나에서 숨어들었습니다. 결국 잡아내서 법정에 세웠더니, 무죄를 주장합니다. 근거도 잘 들어가며 말합니다. 그저 ‘행정절차의 작은 역할’을 다한 것이 왜 죄가 되냐고요.
그 재판을 참관했던 한나 아렌트는 훗날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책을 출간했어요.
책에서 한나 아렌트는 아이히만이 유죄인 이유를 말해줍니다. 그가 유죄인 이유는 바로 그가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거예요.
아이히만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어요. 정부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었으니까요. 또 아이히만은 자신이 ‘어떻게’ 그 일을 더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지도 알았어요. 어찌나 효율적으로 그 일을 처리했던지 아이히만의 상관이었던 하인리히 뮐러는 ''만약 우리에게 50명의 아이히만이 있었다면 우리는 전쟁에서 이겼을 것이다"라는 말을 했을 정도였어요.
아이히만이라는 이름과 아이히만이 한 일만 빼고 본다면 그는 굉장히 유능하고 탁월한 공무원이었을 거예요. 하지만 아이히만은 가장 중요한 ‘왜’를 놓쳤어요. 사이먼 사이넥은 바로 이 부분이 문제라고 말해요. 아이히만이 유죄인 이유는 생각이 없어서, 다시 말해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이히만만 ‘왜’에 대한 답을 모르는 게 아닌 것 같아요. 학생들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몰라 공부를 싫어합니다. 공부가 왜 존재하는지,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모르거나 안다고 생각해도 틀린 경우가 다반사기 때문이에요.
<책은 도끼다>, <여덟 단어> 등의 저자이자, 인문학을 녹인 광고를 하는 박웅현 님은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잘 알고 계십니다.
공부의 본질은 뭡니까? 서울대학교에 가는 걸까요? 공부는 나를 풍요롭게 만들어주고, 사회에 나가서 경쟁력이 될 실력을 만드는 게 본질이에요. 저는 딸에게도 인생을 제대로 살고 싶으면 스펙 관리하지 말라고 합니다.
"기준점을 밖에 찍지 말고 안에 찍어, 실력이 있으면 얼마든지 별을 만들어낼 수 있어. 언젠가 기회는 온다니까. 그러니 본질적인 것을 열심히 쌓아둬." <여덟 단어_박웅현> 60쪽
공부 하는 목적은 서울대학교 가기 위해서가 아니에요. 공부 하는 목적은 내가 하는 그 공부가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고, 가치관을 만들기 위해서여야 해요.
공부를 ‘왜’하는지 알고 있는 학생이라면, 굳이 스펙에 목맬 필요가 있을까요? 내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공부이니 즐기면서 할테고, 즐기면서 하니 실력도 팍팍 오르지 않겠어요?
이렇게 ‘왜’를 아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과정도, 결과도 다릅니다. 아이히만은 ‘왜’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았기에 죄인이 되었고, 박웅현 님은 ‘왜’를 알았기에 광고인으로서, 저자로서 행복한 삶을 살아갑니다.
제가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를 4번 연속 읽고 있는 이유는 아이히만처럼 로봇 같이 살고 싶지 않기 때문이에요. 인간은 자유의지가 있습니다. 자유의지를 마음껏 사용하며 살기 위해서는 ‘왜’라는 질문을 필수적으로 던져야 합니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를 읽고 내 ‘왜’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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